연준은 21일(현지시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열린 최고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8차례 정례회의와 6차례 긴급회의의 의사록 전문을 공개했다. 연준은 통상 FOMC가 열린 시점으로부터 5년 후 1년치 의사록 전문을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직원들은 2008년 9월16일에도 여전히 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믿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브 스탁튼 연구원은 당시 정례회의에서 “기본적인 경기전망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내년까지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바로 전날 미국의 5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선언하면서 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으나 대수롭지 않게 본 것이다.
또 연준은 이런 ‘안일한’ 경기판단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대신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이후 미국의 실업률은 10%까지 치솟았고, 이듬해인 2009년까지 1500만명 이상의 미국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부 임원들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 가져 올 엄청난 충격을 예상하지 못한 채 연준의 파산 결정을 자찬하기도 했다. 제임스 불러드 당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직원들에게 “(그렇지 않겠지만) 혹시라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신청이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이 있는 지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이후 연준 직원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이로 인해 경기가 과열되는 는 건 아닌 지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로 인해 진행중인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여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심각한 불황의 위험을 확실히 인지했으나 동료 연준 임원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버냉키는 몇몇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강력한 비상조치를 밀어붙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시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였던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은 이미 그해 1월 정례회의에서 고용, 주택, 금융시장의 불안을 지적하면서 경기후퇴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 경기판단이 비교적 정확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