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취임 1주년을 맞는 박근혜정부가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 메시지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다음달 10일까지 전 국민을 상대로 청와대가 새겨진 남녀 손목시계 등을 내걸고 진행하는 박근혜정부 ‘제대로 알기’의 방법은 놀랍게도 ‘OX퀴즈’이다. ‘두 개의 국민’에 걸맞게 ‘정답 혹은 오답’ ‘찬성 혹은 반대’ ‘내 편 아니면 네 편’ 방식이다. 화끈한 이분법이다.

청와대 페이스북은 24일 “2014년 2월 25일! 어느덧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었다”라며 “새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페이스북 OX 퀴~~즈!”라는 공지를 올렸다.

퀴즈를 풀려면 일단 페이스북에 가입해야 하고, 또 청와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눌러야 한다. ‘좋아요’를 눌러야만 문제를 풀 자격이 주어진다.

문제 수준은 상당하다. OX라고 얕잡아 보면 안 된다. 첫 번째 문항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 3가지이다”에 대한 OX를 선택하는 것이다. ‘맞는 답이다!’는 O를 ‘틀린 답이다!’는 X를 누르라고 안내한다. 문제가 어렵다면 힌트를 누르라고 돼 있는데, 누를 경우 한글만 알면 맞출 수 있다. 힌트 없이 풀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두 번째 문항은 “우리 사회의 오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박근혜정부의 2년차 국정방향은 ‘비정상의 정상화’이다”에 대한 OX다. 역시 박 대통령의 “비정상의 정상화” 발언이 지난해부터 있었다는 점에서 올해부터인지, 지난해인지, 헷갈리는 상당한 수준의 문제다.

세 번째 네 번째는 그나마 쉽다. 각각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한민국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의 청사진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다”와 “통일은 대박이다는 남북통일이 우리 경제도약의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라고 적었다. 각각 구체적 각론이 정확하게 설명된 적은 없었지만, 그나마 대통령 워딩이 계속 강조돼온 터라 정답을 고르기는 어렵지 않다.

마지막 문항은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인 ‘문화융성’과 관련이 있다. 구체적 질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은 주의사항으로 중복 당첨 불가 등과 함께 “이벤트의 목적이나 내용에 적합하지 않은 게시 글은 언제든지 삭제될 수 있으며 경품 선정 시 제외된다”고 경고했다. 경품은 희망상, 행복상, 융성상, 평화상 등 4개 분야 각 1명에게 ‘박근혜 시계’가 아닌 ‘청와대 시계’가 제공된다. 아차상 100명에게는 말이 그려진 청와대 기념품이 나갈 예정이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facebook.com/CheongWaDae/)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