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국무장관은 MSNBC방송과의 인터뷰 말미에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잔인한 곳 가운데 하나다. 거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곳에는 우리 모두가 매우 걱정해야 하는 사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부패와 인권 침해의 정도는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그들은 사람들을 처형하고, 122㎜ 대공 화기를 이용해 사람들을 제거하면서 주민들에게 이런 걸 보도록 강요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북한)는 악(evil)이고, 사악한 곳”이라고 규정한 뒤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전 세계의 큰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케리 장관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인권 침해 등을 비판해 왔지만 이번 발언은 이례적으로 강도가 높은 것이다. 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이 연상된다.
이와 관련,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17일 발표한 북한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종합보고서의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가장 권위 있고 상세한 공식 문서로, 북한 최고 통치자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점에서 지속적으로 북한 정권에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가능성 등을 거론한 것에 비춰보면 어떤 측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보다 더 북한 정권에게 치욕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잔혹성’이라는 제목의 이날 자 사설에서 북한의 반(反)인도적 범죄와 관련해 김 제1비서를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반드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