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파시스트' 논쟁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파시스트' 논쟁

기사승인 2014-03-02 22:42:00
[쿠키 지구촌]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주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몰아낸 친유럽 성향의 반정부 시위대를 ‘민족주의 파시스트 청년 무리’라고 했다. 파시스트는 극우주의자나 독재자에게 붙여지는 표현이다. 야누코비치는 억지를 부리는 걸까.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에 파시스트 딱지가 붙은 단체가 개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극우 민족주의 조직인 스바보다와 프라비 섹토르가 대표적이다. 각각 우크라이나어로 자유와 우파라는 뜻이다.

이들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최대 유혈참사가 빚어진 지난 18~20일 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과격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시위대는 정부가 체포했던 시위 참가자를 석방한 데 따른 조치로 그동안 점거해온 관공서에서 16일 철수했었다.

스바보다는 친유럽 성향의 민족주의 정당이다. 영국 국민당이나 프랑스 국민전선처럼 극우 정당으로 분류된다. 전신인 우크라이나 사회국민당(SNPU)은 2004년까지 독일 나치처럼 만(卍)자를 닮은 문양을 사용했다. 스바보다 대표 올레 타흐니보크는 시위대 앞에서 연설할 때 친러시아 진영을 ‘모스크바-유대인 마피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프라비 섹토르는 이런 스바보다를 너무 관대하다고 볼 정도로 과격하다. 친유럽 성향의 시위대 중에서 가장 폭력적인 조직으로 꼽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네오 파시스트’라고 묘사했고, 타임지는 이들의 정치 지향이 파시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프라비 섹토르가 사용하는 기는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협조했던 우크라이나 반란군이 사용했던 것과 흡사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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