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태국까지…전염되고 있는 신흥국 위기

베네수엘라 태국까지…전염되고 있는 신흥국 위기

기사승인 2014-03-07 21:57:00
[쿠키 경제] 신흥국 금융 불안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올 들어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설은 터키·러시아·우크라이나를 거쳐 베네수엘라·태국까지 이른 상황이다. 초반에는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최근에는 정치 불안이 계기라는 점만 다를 뿐 이들 국가에선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사망자 2명이 추가 발생하는 등 갈수록 정정이 불안해지고 있다. 고물가와 외환보유액 감소로 디폴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베네수엘라 공식 통화가치가 지난 달 달러당 6.3볼리바르였지만 암시장에선 달러당 88볼리바르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통화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14배 정도 과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초 298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도 올 들어 217억 달러로 급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연간 56%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인플레이션도 지속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배석 연구원은 7일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에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과 외환보유액 감소에 따른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규모로 아세안 지역에서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인 태국에서도 반정부 시위와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태국의 경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의 경제적 연관성이 높아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 아시아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신흥시장 쇼크가 현실화된다면 선진국에 미치는 영향이 1990년대 후반보다 더 길게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등 신흥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8년 37%에서 최근 50% 수준으로 확대된 데다 선진국이 신흥국으로의 수출을 늘리면서 과거보다 선진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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