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심적지지)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관계에 대해 털어놓았다. 김 전 총리는 “김기춘 실장과 저희 집안 어른들 하고는 아주 친밀한 사이”라며 “그것 때문에 독일에 갔다 온 뒤 인사드린 것이지, 서울시장을 상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시장 출마 결정이 “저 자신의 고뇌 고뇌 끝에 나온 결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19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 있는 선거캠프로 기자들을 불러 김밥과 햄버거를 먹으며 간담회를 했다. 햄버거를 한 입 베어물은 김 전 총리는 이전 정몽준 의원의 고작 3살 차이인데 나이 이야기에 자극받은 듯 머리카락 전체를 짙은 검은 색으로 염색했다. 김 전 총리는 “제가 희생번트를 대는 것까지도 고려하면서 선당후사 정신으로 선거에 임하겠다, 경선에 임하겠다 말씀드렸다”라며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박심 논란에 대해선 앞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취재진에게 ‘김기춘 실장과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상의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김 실장과의 관계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김기춘 실장과는 법조계 오랜 선후배로 교류해 왔다”라며 “그분에게 저는 아끼는 후배다”라고 답했다. 또 “인간적인 면에서 교류가 있다”라며 “(김 실장의) 처가가 광주라서 그 처갓집하고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실장님 동생이 광주 와서 광주일고를 나온 후배”라며 “그야말로 친밀한 사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그런 사이에서 제가 독일에 갔다 와서 인사드린 것이지, 서울시장을 상의했다든지 나에게 권유한 것인지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제가 늦게 돌아와서 따라잡기 어렵겠다는 말을 듣겠느냐”라며 반문했다.
김 전 총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밀도있는 상의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모셨던 대통령님이시기 때문에 외국에 간다든지 할 때 가끔 출국 귀국 인사를 드린다”라며 “그 과정에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는 데 서울시장 출마 얘기도 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자신에게 “이건 김 전 총리가 결정할 일이다”라고 했다면서 “영향력을 주시지 않고 자유롭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결국 박심도 이심도 아니라고 부인하며 “나는 누구 맨도, 누구 사람도 아니고 오로지 대한민국 사람이다”라고 답변했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김동우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