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준비에 바쁜 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향해 서울시장에 나와 박원순 현 시장과 경선을 하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그게 도리”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노원을 선거에 나와 당선된 지 1년도 안된 안 의원에게 또다시 지역구를 버리고 등판하라고 촉구하는 것이 정치 도의상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정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김황식 전 총리 캠프 개소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안 위원장이 당당하게 (정치를) 하려면 신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위원장은 자기가 한 말에 다 책임을 진다고 하는데, 이번에 신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나와서 박 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경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안 위원장은 금년 초에 ‘지난번 (제가) 서울시장을 양보했으니 박 시장이 양보할 차례’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중앙정치를 해야 하니 서울시장 선거에 못 나간다고 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정 후보가 언급한 안 의원의 발언은 지난 1월 20일 한 보수언론에 나온 인터뷰 내용이다. 당시 안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에서 후보직을 양보했다”며 “이번엔 우리가 양보를 받을 차례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새정치연합 창당을 앞두고 박 시장을 향해 ‘도의적 양보론’을 제기했던 것인데, 워딩 자체는 “내가”가 아니라 “우리가”이다. 안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한다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 대신 새정치연합 측 다른 예비후보들의 이름이 언론에 언급되긴 했다.
안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즉각적 대응을 하진 않았다. 다만 지난 17일 트위터에 “새누리당의 언어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라며 “말은 그 사람의 본성과 품격을 반영한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거친 비난은 증오의 씨앗이 될 뿐”이라며 “정치에서 좋은 말을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