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는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외부인과의 접촉이 통제된 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중환자실에 있는 다른 환자의 보호자 B씨는 “중환자실 내부에서도 권 과장 주변은 경계가 삼엄하다”며 “다른 환자나 보호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직원들이 권 과장 주변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자살 기도 직후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던 권 과장은 병원 치료를 받으며 의식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권씨가 오전 중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며 “산소호흡기를 낀 채 간호사들이 묻는 말에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도 “간호사들이 별로 권씨를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중태라면 간호사들이 계속 들락날락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오전에 가족들만 한 차례 면회했을 뿐 이후 권씨를 면회한 사람은 없었다. 권씨는 딸 두 명과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 이중 유리문 사이를 비롯해 중환자실 인근에는 보안요원 10여명이 곳곳에 배치됐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아무것도 묻지 말라”며 고개를 돌렸다. 중환자실 유리문에는 ‘환자의 안정을 위해 정숙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큰 가림막을 설치해 내부를 가렸다. 오전 중 회진을 마치고 중환자실을 나선 의료진은 취재진 질문에 “조금만 기다려보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중환자실 앞을 지키던 병원 보안요원에게 한 남성이 다가가 “출입 통제를 똑바로 하라”며 언성을 높이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는 “병원 직원이 아니라 그냥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정부경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