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의 국제기구 등급보류 수모…예고된 인권 참사

국가인권위의 국제기구 등급보류 수모…예고된 인권 참사

기사승인 2014-04-05 15:37:00

[쿠키 사회] 국가인권위원회가 세계 인권기구 연합체인 국제인권기구 국제조정회의(ICC)에서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 인권위는 2001년 국민의 정부 시절 출범해 2004년 ICC 가입 이후 최고 등급을 유지했고, 2007년 참여정부 시절엔 ICC 부의장국까지 지냈다. 그동안 다른 국가 인권기구를 심사하던 인권위가 거꾸로 심사 대상이 되어, 심사 보류로 사실상 등급 강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예고된 인권 참사다.

인권위는 최근 국제조정위에서 ‘등급 재심사 대상’이란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5일 밝혔다. 국제조정위는 5년에 한차례 정기 등급심사를 하는데, 한국의 인권위는 등급을 받지 못하고 보류 판정을 받았다. 국제조정위 승인 소위는 인권위원 임명절차의 불투명성과 시민단체 참여 제약, 인권위원 다양성 보장 미비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를 보완하는 조치를 오는 6월말까지 제출하라며 인권위를 ‘재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익명으로 “하반기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과거보다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그 위상이 상당히 추락했다는 뜻”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은 한국 내부의 문제라 직접 거론하기 어려우니까 인권위원 등의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병철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자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인권위 측은 “이번 권고사항이 법 개정 사안이라 인권위에서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회 및 행정부와 협력해 ICC 권고 내용을 포함,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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