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행태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최근 상당히 누그러졌으며 새로운 안보환경에 대처한 평화헌법 재해석 등 새 안보기제 구축 노력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의 솔리스 박사 연구실에서 이뤄졌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현 시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일본에 왜 그토록 중요한가.
“동북아 역내 및 역외 상황의 전개가 굳건한 미·일 동맹과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안보 약속 재다짐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내 상황은 북한 핵프로그램의 진전, 중국의 급속한 부상, 그리고 이와 관련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이위다오) 등을 둘러싼 영토분쟁 격화를 들 수 있다.
역외 상황으로 특히 지적할 것은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이다. 일본인들은 21세기에도 강대국이 무력의 사용을 통해 국경선을 다시 책정하는 불행한 선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국 입장에서도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이 최우선 외교·안보정책이며 미국이 안보협력과 동맹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확고히 재천명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베 총리 및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의제는 무엇일까.
“역내 안보현안이 우선적인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먼저 북한의 위협이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이미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북한 발 위협을 제어할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미국이 3국간 안보협력의 강화를 역설한 점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일 정상과 어떻게 3국간 협력을 심화시키고 구체화 시킬 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미국 관리들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성공하려면 그 핵심은 일본과 한국 등 양대 우방과의 안보협력이며, 이것이 없는 한 재균형의 효과적인 실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TPP도 미국의 주요한 관심사로 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순방 전 미국과 일본간 TPP 협상의 주요 내용이 매듭지어질 가능성은.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쿄에 머물며 일본 측과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을 크게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협상의 전망에 약간 비관적이다. 미국 정부가 의회로부터 신속협상권(TPA)을 얻지 못한 것도 협상의 진전에 큰 장애물이다. 미국이 TPA를 갖지 못하는 한 협상이 쉽게 종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간 TPP 협상이 결렬되고 결국 TPP 체결이 다시 연기된다면 이는 전반적인 미·일 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정도로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미·일 동맹은 오랜 뿌리를 갖고 있고 매우 튼튼하다. 결코 한 요소의 실패나 미충족이 전체를 흔들 정도로 연약하지는 않다. 하지만 양국이 윈-윈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큰 손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일본으로서도 아시아에서 강력한 미국의 존재는 국익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TPP가 실패하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미국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미-EU FTA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다.”
-일본과 한국 간 과거사 문제도 정상회담의 주제가 될까.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직접적인 과거사 문제 보다는 3국간 협력 증진이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미국 정부의 일본 아베 총리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헤이그 3국 정상회담 등으로 누그러졌다고 생각하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미국의 실망이 컸던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미국 조야의 불만이 누그러지고 있다.”
◆솔리스 재팬체어는 누구=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 아메리칸대 부교수를 겸하고 있다. 미·일 관계, 동아시아의 다원주의, 미 외교정책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썼으며 미·일 FTA에 대한 저서가 있다.
워싱턴=글·사진 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