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증거조작이 관행이었단 말인가” 朴 대통령 사과에도 들끓는 넷心

“국정원 증거조작이 관행이었단 말인가” 朴 대통령 사과에도 들끓는 넷心

기사승인 2014-04-15 17:30:01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잘못된 관행”이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여론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사과 소식을 전하는 양대 포털 뉴스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이어졌는데 먼저 대통령이 고른 ‘관행’이란 어휘를 두고 반발이 많았다. 청와대가 여론에 귀를 기울이길 바라며 욕설을 제외한 지적들을 굳이 소개한다.

포털사이트 아이디 깜*은 “관행?! 범죄가 관행이라고 이번엔 봐준다는 말이 법치국가 대통령이 할 말입니까?!!”라고 했다. 다른 사용자 일*도 “관행이라면 계속 그래왔다는 말씀?”이라고 했고, 아***란 이용자도 “관행이라니...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소리냐?”라고 반문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의 부친과 관련한 정보기관의 ‘관행’들을 들춰내는 댓글도 높은 공감 순위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정원에 관해 사과한 워딩은 이렇다.

“어제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


박 대통령만 ‘관행’이란 단어를 고른 것은 아니다. 이날 국정원 본부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질의응답 없이 3분 사과 성명을 읽은 남재준 원장의 워딩에서도 발견됐다. 남 원장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 전문과 매우 유사하다.

대통령의 사과 형식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트위터 반응 가운데 누군가의 동의를 얻었다는 증거인 리트윗 글을 중심으로 살핀 결과 이용자 @su******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할 때마다 국무회의에서만 속삭이듯이 하고 넘어가네요”라며 “대국민사과는 카메라 울렁증이라도 있어서 힘드신가”라고 물었다.

대통령이 댓글 조작과 증거 조작을 한 국정원에게 또다시 기회를 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포털 이용자 be******는 “또 일어나면 하지 말고, 또 일어나기 전에 강력조치 하시죠”라고 했다. 다른 사용자 ar******도 “고치세요 그러면. 말로만 하지 말고”라고 말해 수천회의 공감을 얻었다.

대통령이 사과할 때마다 나오는 ‘유체이탈 화법’이란 지적도 다시 등장했다. 트위터리안 @me********는 “그건 관행이 아니라 중대 범죄이고, 관리 체계의 허점이 아니라 필사적인 조직 동원이었다. 유체이탈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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