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 수석보좌관과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를 거쳐 지난해 4월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상원 인준을 거쳐 정식 부임하면 역대 주한 미 대사 중 최연소가 된다.
워싱턴 한국대사관과 우리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는 점을 높이 사는 분위기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나이를 중시하는 국민정서상 다소 중량감이 낮다고 볼 수 있지만 리퍼트 내정자는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실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원 보좌관 시절부터 오바마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해온 점이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대사를 원한다”며 “리퍼트 실장은 그럴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이는 차치하고라도 캐럴라인 케네디(57) 주일 대사와 지난 3월 부임한 맥스 보커스(73) 주중 대사와 비교하면 중량감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케네디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정치적 지분이 있을 뿐 아니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라는 ‘상징성’이 있다. 보커스 대사는 6선 상원의원인데다 상원 재무위원장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미 국무부 과장급이었던 성 김 현 주한 미 대사에 비하면 훨씬 ‘거물급’으로 격상된 게 아니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리퍼트 내정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인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의 국방 부문의 청사진을 짜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거치며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주요 안보 이슈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간 안보협력 강화를 다루면서 고위 일본 국방 관리 및 정치인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후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리퍼트 내정자가 부임할 경우 한·미·일 군사정보 약정 추진 등을 통한 한·일 안보협력 증진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퍼트 내정자에 대한 상원 인준이 순탄하게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국방부 차관보 지명 당시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거세게 반대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국 대사 지명자 10여 명을 비롯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40여 명의 고위직이 상원 인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리퍼트 내정자의 정식 부임은 일러야 9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