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사퇴… '김중수 지우기'?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사퇴… '김중수 지우기'?

기사승인 2014-05-10 00:43:00
[쿠키 경제]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가 임기 만료를 11개월 앞두고 9일 전격 사임했다.

박 부총재는 이날 한은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런 결정은 한은을 사랑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제가 떠난 뒤에도 모든 분이 한마음이 돼 조직의 미래지향적 비전을 유지함으로써 한은 위상을 더욱 제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박 부총재가 보장된 임기를 못 채우고 사임하자 한은 안팎에선 이주열 총재의 ‘과도한 김중수 지우기’의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이 총재가 중시하던 한은의 전통과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역대 부총재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사례가 없다”며 “한은 전통을 누구보다 중시하고 임기를 존중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던 이 총재가 스스로 관례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60년에 걸쳐 형성돼 온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됐다”며 김중수 당시 총재의 인사스타일을 비판하며 퇴임했던 이 총재 역시 부총재 임기를 다 채웠다.

일각에선 박 부총재 등 김 전 총재 재임 시절 임명됐던 임원의 사임을 촉구하는 내부 전산망 글을 빌미로 사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함께 총재가 바뀔 때마다 임원들이 사임하는 관행이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 총재가 취임 이후 인사경영국장에 측근 인사를 앉힌 데 이어 박 부총재마저 임기를 채우지 못하자 한은 안팎에선 조만간 대대적인 인사광풍이 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벌써부터 이 전 부총재 퇴임 이후 주요 보직에서 제외됐던 연세대 출신이 대거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부터 특정 대학 배제설 등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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