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묵 한국암연구재단이사(박사)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흡연율감소정책과 담배소송의 쟁점’ 토론회를 통해 이와 같이 담배소송에 대한 의의를 밝혔다.
김 박사는 “담배소송은 소송의 승패여부를 떠나 금연정책 홍보효과를 크게 높일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보건경제학적으로는 흡연피해자와 사회의 비용부담이었던 흡연피해비용을 그 책임자인 담배회사 측의 부담으로 전환시키고 이것이 담배가격의 인상을 촉발시켜 흡연인구의 감소에도 크게 기여하는 방식으로 건강증진에 대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14일 담배제조사인 KT&G 등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7억원 규모의 흡연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직접적인 보험자인 공단이 흡연으로 인한 부당한 진료비 손해를 담배회사에 제기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공단은 담배의 심각한 폐해 및 담배회사의 위법성을 소상히 밝혀 보다 효과적인 담배규제 정책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소송가는 흡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수 및 분석 기간 등에 따라 최소 537억원에서 최대 2302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박사는 “보험자의 담배소송은 거대 담배산업으로부터 침해당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인 건강권 생명권 행복추구권 등을 보호하고 구제하기 위해 공공이 앞장서는 인권소송의 성격이 내포됐다”며 담배소송 타당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향후 흡연관련 질병에 대해 보험재정을 사용하는 근본적 책임소재가 담배산업에 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입법 전략적 의미도 내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서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첫 사례를 들며 담배소송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제기한 담배소송에서 담배의 해악이 사법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흡연의 해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 실제 미국 46개 주정부들이 제기한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로 인해 건강보험 예산이 많이 나온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가 합의를 이끌어 내, 필립모리스 등 담배회사들이 이들 주정부에 1998년 246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합의배상으로 종결됐다.
김 박사는 “미국에서 집단소송과 각 주정부가 흡연으로 발생한 의료비로 담배소송을 제기한 것에서 흡연의 폐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담배회사에게 부담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돼 담배소송은 담배를 규제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언론들은 담배산업을 죽음과 불행을 파는 장사꾼, 살인기업으로 비난하며 흡연의 해악성을 반복적으로 적나라하게 공표하며 국민에게 계몽하는 역할을 했다”며 “우리나라도 건보공단의 소송을 시작으로 이러한 홍보 및 계몽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주최,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주관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제를 시작으로, 이경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명승권 국립암센터 박사, 김일문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천북부지사장, 김운묵 박사 한국암연구재단이사가 토론패널로 참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