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일제가 대한민국을 빼앗은 것처럼,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사투를 벌이는 내 남편의 제2이름(해경)을 빼앗으려 합니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활동 중인 해양경찰 남편을 뒀다는 네티즌 A씨가 해경 해체를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A씨는 전날 해양경찰청 게시판에 ‘바다의 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통령의 해경 해체 선언을 비판했다.
A씨는 글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우리 아이들의 우상이며, 한 가정의 가장이며, 나의 남편의 제2의 이름을 빼앗으려고 한다”며 “(해경을 비난하는) 화살이 날아와도 저는 남편이 자랑스럽고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고 적었다.
아이 셋에 임신까지 한 상태라는 A씨는 남편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여파로 집에 30일 넘게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해경 해체가 발표됐다며 안타까워했다. A씨는 “아빠의 부재가 30일을 넘기고 곧 40일이 돼간다”면서 “6살, 4살, 15개월 애 셋을 데리고 병원생활을 한 지 8일만에 퇴원했다. 신랑 맘도 오죽하겠느냐”고 적었다.
가족조차 돌보지 못하고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한 달 넘게 구조 활동을 해온 해경 남편에게 돌아간 것이 해경 해체라니 분노가 치민다는 것이다.
A씨는 “남편이 병원에 다닐 정도로 아픈 제게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만 한다”면서 “저도 괜찮다고는 했지만 매일 눈물로 보내고 있다. 그런데 어제(19일) 해경 해체가 발표됐다. 한 달 넘게 사고해역에서 일하는 남편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A씨의 글은 인터넷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고 현장에서 가장 고생하는 사람들이 바로 해경일텐데, 해경 해체라니…. 세월호 침몰 참사로 애꿎은 피해자들이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