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대표적인 ‘공화당 주류 대 티파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켄터키주에서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티파티가 지지한 매트 베빈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 60% 대 36% 격차의 완승이다. 오리건주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는 소아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모니카 웨비(53%) 후보가 티파티가 승인한 제이슨 콩거(34%) 주 하원의원을 꺾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후보 경선 역시 7선의 빌 셔스터(53%) 하원의원이 티파티 후보가 선호하는 아트 핼버슨(34%) 전 해안경비대 대령을 크게 눌렀다.
아이다호주의 2선거구에서는 미국 상공회의소가 후원한 현역인 마이크 심슨(62%) 하원의원이 티파티 후보인 검찰총장 출신의 브라이언 스미스(38%) 후보를 완패시켰다. 스미스 후보는 대표적 티파티 단체인 ‘성장을 위한 클럽’으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았다. 조지아주에서는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지한 카렌 핸델(21%) 후보를 비롯해 티파티 후보 세 명 모두 탈락했다.
이러한 현상은 티파티가 지난해 가을 ‘오바마 케어 무효화’를 명분으로 16일간 연방정부 ‘셧다운’(정부기능 일부 정지)을 주도하는 등 극단적인 성향을 보인데 대해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미 CBS방송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티파티 지지율은 2010년 중간선거 직후의 31%의 반토막인 15%에 그쳤다. 공화당원들의 티파티 지지율도 2010년 7월 55%에서 32%로 하락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재정적자도 감축되는 경제·재정 상황 호전도 티파티 몰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화당 주류의 반격도 거론된다. 티파티의 극단성에 위협을 느낀 산업·금융계의 공화당 지지 세력이 공화당 내 전통적인 온건보수파에게 거액을 모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티파티의 퇴조는 민주당에게는 불길한 소식이다. 이미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온건보수 성향의 공화당 후보가 많을 경우 민주당의 대응은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사돈이자 딸 첼시의 시어머니인 마저리 마골리스(71) 전 하원의원도 민주당 경선 벽을 넘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연방하원 13지구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마골리스는 27%의 득표율로 브렌던 보일 주 하원의원(41%)에게 패배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