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범벅 부산미군기지, 미군이 환경정화 협상 거부한 것”

“발암물질 범벅 부산미군기지, 미군이 환경정화 협상 거부한 것”

기사승인 2014-05-26 16:44:00
[쿠키 정치] 발암물질 논란으로 문제가 된 부산의 한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정화 노력이 미군측의 협상 거부로 실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부산DRMO’ 미군기지의 환경치유협상이 미군측의 책임회피로 환경분과위에서 ‘협상 실패’로 끝났음을 환경부와 외교부 문서를 통해 공식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DRMO 기지는 총 면적 3만4925㎡(약 1만 평)로, 미군부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이다. 미군에게 반환받으면 철도시설공단이 KTX차량기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미군 기지는 발암물질로 범벅됐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환경정화 범위와 책임에 대해서 미군과 환경부는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2년간 총 5차례 환경분과위원회를 진행했으나 미군과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주한미군에게 국내법 수준의 정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미군 측은 위해성평가 결과에는 동의해도 환경부가 제시한 정화 책임과 범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이 기지는 ‘미군기지 반환 관련 공동환경평가절차(JEAP)’에 따라 환경부와 미군 양측의 의견을 첨부해 지난해 12월 11일 특별합동위원회로 이관됐다.

문제는 환경정화 책임에 대해 한국측 입장을 대변하는 주무부처가 환경부에서 외교부로 이관되면서 향후 협상에서는 관행상 미군측 안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부산 하야리야 기지의 경우, 특별합동위에서 환경문제를 논의하는 대신 반환절차에 따른 정치적 수순만 밟았고, 그 결과 143억에 달하는 정화비용 폭탄을 떠안게 된 바 있다는 게 장 의원의 설명이다.

장 의원은 “협상 실패를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는 국민들에게 전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국회에도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밀실외교의 극치”라며 “국민들의 환경주권, 생존권, 안전에 관련된 문제는 절대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국회에서 협상실패의 연유를 따져묻고 기지오염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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