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28일 밤 TV토론회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특히 두 후보가 유치하리만치 노골적이고 거친 신경전을 벌이자 현장에서는 몇 차례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도 “다 큰 어른들이 벌이는 싸움 구경한 느낌”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토론회 직후 네티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밤새 토론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두 후보가 정책 대결 보다는 사사건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에 불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 후보의 공격이 매서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을 의식한 듯 박 후보를 겨냥해 “박 후보 말씀은 사실을 전부 왜곡하고 부정, 억지가 너무 심하다”며 “한마디로 거짓말이 박원순 스타일”이라고 몰아붙였다. 정 후보는 박 후보에게 “길게 답변하지 말고, ‘예, 아니요’라고 답변해 달라”며 취조하듯 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 후보가 박 후보의 어투를 성대모사해 실소를 자아냈다.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박 후보는 정 후보의 거친 공격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 후보는 “정 후보가 본인의 정책, 공약 이야기는 하지 않고 왜 박원순 이야기만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항간에 박원순은 서울시만 이야기하고 정몽준은 박원순만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은 토론회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정 후보가 박 후보와 악수를 하면서 ‘농약급식’ 문제를 꺼내자, 박 후보는 아예 고개를 돌리며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정 후보측 총괄선대본부장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박 후보에게 “봐주면서 살살 하세요”라고 말하자 박 후보는 불쾌한 듯 자리를 떠버렸다.
두 후보의 날선 대립에 네티즌들은 한숨을 쉬었다. 인터넷에서는 “상대방을 헐뜯는 후보들, 입으로 하는 격투기를 본 것 같다” “정책대결을 기대한 내가 바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