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여중생들이 우리 네티즌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좌판을 벌이고 앵두를 팔던 할머니를 위해 앵두를 모두 싹쓸이하듯 사갔다는 내용인데요. “축구 참패의 고통을 착한 여중생들로 힐링했다”는 네티즌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3일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착한 여중생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오르내렸습니다.
사진 설명에는 간단한 상황 설명이 있었는데요.
“한내여중 3학년 정말 착한 듯. 할머니가 앵두 한 봉지에 1000원에 파는데 3학년 애들이 계속 사라고 홍보해주고 돈 빌려서라도 다 사감 ㅠㅠㅠㅠ. 3학년 애들 정말 착한 것 같아요. ㅠㅠㅠㅠ ♡♡ 한내여중 3학년 짱♡”
즉 한내여중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좌판을 벌인 할머니의 앵두를 모두 사갔다는 내용인데요.
한내여중을 검색해보니 충남 보령시 동대동에 있습니다. 보령시 홍보문구가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인데요. 과연 이런 예쁘고 착한 학생들이 있으니 수긍이 되는군요.
사진을 보면 학생들의 착한 마음씨가 잘 묻어납니다.
교복을 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여학생들은 1000원 짜리를 손에 쥐거나 비닐봉지를 열고 할머니의 앵두를 기다리고 있네요. 1000원 어치 봉지에 담긴 앵두를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먹음직스럽네요. 분홍색 조끼를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는 머리칼이 새햐얗습니다. 앉아 계시지만 허리가 많이 굽으신 듯하고요. 20여명의 여학생들이 할머니 주위를 둘러싼 것으로 미뤄 수 십 명의 여학생들이 용돈을 털어 할머니의 앵두를 사드렸겠네요.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착하다. 착해. 우리 딸들.”
“누가 시키지 않았을 텐데. 저런 기특한 일을 하다니. 어른인 내가 감사해요.”
사진은 22일부터 나돌았는데요. 한국축구의 알제리전 참패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축구 참패의 아픔을 견디게 해준다는 댓글도 재미있네요.
“오늘 새벽 축구 보고 민망하고 허탈하고 침통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이 꼬마 여중생들 사진을 보고 힐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주영 ‘1쏘리’에 울고, 홍명보 의리축구에 울고, 손흥민 울분축구에 울고, 근데 이 여중생들은 다른 방식으로 날 울리네.”
“세월호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인데, 학생들은 여전히 우리 어른들을 위해주는구나. 학생들 정말 감사해요.”
학생들 칭찬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보상을 해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보령시장에게, 한내여중 교장에게, 충남도지사에게, 이 사진 보여주고 상 주게 합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