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거 이상하다… 문창극의 조부는 정말 독립유공자일까요?

어? 이거 이상하다… 문창극의 조부는 정말 독립유공자일까요?

기사승인 2014-06-24 19:45:55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조부가 과연 독립유공자일까요? 문 후보자는 할아버지께서 독립유공자라고 확신하셨지만, 글쎄요. 좀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문 후보자는 24일 오전 10시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총리 후보직 자진사퇴를 밝히면서 자신의 조부 문남규(文南奎) 선생이 3·1운동 때 만세를 부르고 돌아가신 독립유공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그의 발언을 보시죠.

“문남규 할아버지가 3·1운동 때 만세를 부르고 돌아가셨다는 말을 아버지 문기석으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당시 우리 민족 가운데 만세를 부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만세를 부르다 돌아가셨다고 해서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국가보훈처에 오른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기재된 진짜 문남규 선생의 행적을 한 번 보시죠.

“(문남규는) 대한독립단(大韓獨立團)에 소속되어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다 일본군에게 희생되었다. 문남규는 1921년 평북(平北) 삭주(朔州)에서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일본군과 전투 중 순국(殉國)하였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문 후보자는 분명 “할아버지가 3·1운동 때 만세를 부르다 돌아가셨다”고 했는데 정작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 공식 기록에는 그런 말이 없습니다.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은 실제로 총칼을 들고 일제의 군대와 맞서 싸운 투사입니다. 만세운동은 아시다시피 평화운동이었고요.

이상한 점은 더 있습니다.

문 후보자는 조부의 원적지와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이 숨진 지역이 평북 삭주로 동일하다는 말도 했는데요.

사실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의 출생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출생연도도 미상이고요.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이를 놓고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님은 사실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설령 함께 항일투쟁을 했던 분이 증언을 해주신다고 해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왜냐면 보훈처는 철저하게 기록으로만 업적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독립신문 기록으로만 확인해 선생님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한 것이고요. 보훈처는 규정에 따라 기록을 보고 독립유공자를 선정합니다. 절대로 누군가의 말만 듣고 독립유공자를 추정하는 곳이 아닙니다. 더구나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님은 삭주에서 전투를 치르다 돌아가셨습니다. 그 곳에서 태어나신 게 아니에요. 근데 문 후보자는 조부께서 삭주에서 태어난 동명이인이라며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계신 거고요.”

자, 이렇게 이상한 점이 나왔습니다. 문 후보자는 자진사퇴 회견을 하던 중 언론을 겨냥해 “사실을 넘어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일갈하셨는데요. 스스로 진리가 아닌 것을 쫓는 셈 아닌지 궁금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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