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결정’하는 구조가 미·중간 갈등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양국간 대립이 지난해 6월 미 캘리포니아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도전해 중국 중심의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 주석의 생각이 다른 사람과 별 상의 없이 고스란히 정책에 반영되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과 달리 시 주석이 중국 최고 권력기구로 공산당 정치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 상무위원회를 확고히 장악한 데 따른 것이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권력이 한사람에게 집중된다는 것은 외교정책이 그의 전략적 사고와 정치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라는 시 주석의 판단도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계속 강경노선을 견지하는 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중국 전문가는 시 주석을 “6명의 비서(시 주석을 제외한 정치국 상무위원)를 가진 황제”에 비유하면서 다른 상무위원들과 협의해 집단적인 결정을 내렸던 후 주석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강경대응과 한국에 대한 유화책, 지난해 12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의 석유 시추 등이 모두 시 주석의 단독 결정이라는 게 미국 관리들과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NYT는 미국과 중국 관리들이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다뤄질 문제들의 해결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서니랜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해결하기로 합의한 ‘북 핵개발 저지’도 의제에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이 북한 핵 문제를 동·남지나해의 영토 분쟁 등 다른 큰 이슈와 연계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수개월 전부터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 실무급 회담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양국 대화에서 북한 핵 문제가 우선순위로 다뤄질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가 지난 4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도록 압박하라고 주문하는 것을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