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없으면 케이크 먹으라고 하세요.”
세상 물정에 어두운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다는 말입니다. 굶주리는 프랑스 국민들을 폭발하게 만든 이 말, 다들 아시죠?
그런데 2014년 7월 16일 대한민국 정부가 마리 앙투아네트와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해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소속 국가교통정보센터(이하 교통센터)가 이날 오전 날린 트윗 하나 때문에 이런 사달이 났습니다.
교통센터는 고속도로나 국도의 실시간 교통 상황을 안내하는 국가 기관입니다.
교통센터가 이날 오전 날린 트윗은 이렇습니다.
“오늘부터 광역버스 입석금지 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 지하철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 이용하시는 분들은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교통센터는 친절하게도 지하철노선도까지 안내해주었네요.
그렇잖아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입석금지에 화가 나 있던 시민들이 트윗을 보고 폭발했습니다.
“아니 정부는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인가. 버스 없으니 지하철 타라고?”
“입석금지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걸 해소할 생각을 해야지, 지하철 타라는 게 말이 됩니까?”
수도권 직행좌석형(빨간색)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 금지가 시행되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오가는 차량은 전 좌석 승객이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야 하는데 경기도·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들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입석 탑승이 허용됐다가 이제 입석운행이 제한된 것이죠.
하지만 입석 제한을 놓고 시민들은 불만 투성이입니다. 고작 버스를 증차하거나 운행 횟수를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거죠. 급기야 버스 지하철을 타라는 트윗을 날리니 시민들의 불난 가슴에 기름을 부운 격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