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SNS는 ‘극장 매너’ 논란으로 들끓었다. 국내 유력 일간지 기자 A씨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A씨는 트위터에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너무 예측한 대로 줄거리가 전개돼 카카오톡이나 보고 있는데 같이 간 큰 애가 저 앞 쪽 아저씨도 카카오톡 중이라고 일러 준다”라고 적었다. 영화 상영 중에 스마트폰을 켰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A씨는 네티즌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 4일 “극장에서 스마트폰을 항공기모드로 해 놓고 카카오톡 들어온 것 좀 읽은 것 가지고 대역죄인 질타하듯”이라며 “욕하고 싶은 사람 안 나타나 어찌 살았을까 싶은 양반들”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네티즌의 지적에 “스크린 밝기 때문에 전혀 영화 상영에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개별적인 상황이 가능했을 거란 생각은 않고 일단 비난 상황만 상정하는군요”라고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계속 논란이 이어졌지만 A씨는 “그렇게 매너를 따지는 분들이 말하는 매너하고는”이라고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문제의 글들은 모두 합쳐 2000건 넘게 리트윗(Retweet·다른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재전송하는 행위) 됐고, 소위 ‘무한 리트윗’ 현상도 나타났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A씨가 2005년과 2006년에 쓴 칼럼을 찾아내기도 했다. 당시 A씨는 “공동체 안에서 살기 위해 내가 참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하며 살자” “무엇보다도 시민들 스스로 공중도덕을 지키자” “모두 내 주장은 옳으니까 나머지는 참아내야 한다는 무신경에서 나온 행동이다” “내가 중요하면 남은 보이지 않는 데서 나오는 무신경이다” 등이라고 적었다.
불똥은 매체들로 옮겨 붙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극장에서 스마트폰을 켠 당신이 비난받는 이유 5’라는 제목의 기사를 헤드라인에 올렸고,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1면은 모 기자님께 바칩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인터넷 매체 슬로우뉴스는 ‘한 언론사의 트위터 마녀 화형식’ 제목의 기사에서 “비판 내용이 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방식은 비난이고 마녀사냥”이라며 “대중정서에 편승해서 트위터 마을 광장에서 벌어지는 마녀 화형식을 마치 무용담이라고 되는 양 광고한다. 아주 개판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