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를 일기로 사망한 로빈 윌리엄스는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력을 보유한 명배우였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줄리어드 연기학교를 졸업한 윌리엄스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연기의 기초를 다졌다. 1977년 코미디 영화 ‘캔 아이 두 잇 틸 아이 니드 글래시스’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하지만 그가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TV 시리즈 ‘모크 앤 민디’(1978~1982)에서 지구에 정착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외계인 모크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이후 윌리엄스는 1987년 작인 베리 레빈슨 감독의 ‘굿모닝 베트남’에서 평화를 전파하는 라디오 DJ 애드리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TV로 주목 받기 시작해 영화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이다.
국내 팬들의 뇌리에는 ‘죽은 시인의 사회’(1989)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눈 앞의 성적보다 인생의 참다운 가치에 눈을 뜨게 해 주는 영어교사 ‘키팅 선생님’으로 열연했다.
“의학, 법학, 기술 같은 것들은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하지만 시와 낭만과 사랑은 삶의 목적이야”라는 대사는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학교를 떠나는 그를 향해 학생들이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지금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윌리엄스는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에서는 여자로 분장해 가정부로 들어가는 아빠이자 이혼한 남편 역으로, 맷 데이먼과 호흡을 맞춘 ‘굿 윌 헌팅’(1997)에서는 다시 선생님(교수) 역으로 나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