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번엔 ‘멘갑 형님’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멘갑이 뭔 말인지 아시죠? 멘탈 갑, 즉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라는 뜻인데요.
남 지사가 광복절인 지난 15일 밤 군복무중인 장남의 폭행 및 성추행 혐의 사실을 안 뒤에도 술을 마시고 ‘분위기 짱’이라는 식의 가벼운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비판입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9시56분 “수원 나혜석거리에서 호프 한잔 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도 짱~입니다. 아이스께끼 파는 훈남 기타리스트가 분위기 업 시키고 있네요-나혜석 거리에서”라는 글과 함께 기타리스트 사진을 찍어 올렸습니다.
애초 남 지사는 지난 13일 헌병대로부터 장남의 구타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니까 아들의 폭행을 알고도 광복절에 술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이죠.
이날 술자리는 남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모(53)씨가 지인 6∼7명에게 연락해 만든 자리였다고 합니다. 남 지사는 아들 폭행 문제가 알려지자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공식사과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문제의 글을 삭제했습니다.
남 지사는 또 사과문도 세 차례나 정정해 진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남 지사는 장남 폭행 사건이 보도된 직후 사과문을 SNS에 올리면서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라고 썼는데요. “사회지도층이라는 말은 스스로 신분을 격상시킨 표현”이라는 지적이 일자 2시간 뒤 이를 ‘공직자의 한사람으로’로 수정했다가 다시 1시간 뒤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로 모두 3번 수정했습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행동에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머리로는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자에게 표를 주나” “그 자식에 그 아비네”라는 비난글이 이어지고 있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