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는 4일 오후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이 열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측 대표단 일행을 면담했다.
현직 총리가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린 남북총리회담 이후 7년여 만이다.
이날 면담은 우리 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이 배석하고, 북측에서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국장이 함께한 가운데 14분간 진행됐다.
정 총리는 이날 북한이 금메달 11개로 종합 7위를 차지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 국민이 굉장히 박수를 많이 치고 손바닥이 닳도록 응원했는데 보람이 있어서 좋다”며 “아시아인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준 것을 큰 소득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이번에 남북이 거둔 수확이 남북 교류·협력에도 이어져서 남북간에 봇물터지는 그런 성과가 일어나길 바란다”며 “앞으로 고위급 회담을 통해서 우리 민족끼리 피부로 느끼는 성과들이 많이 도출되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남북이 (축구에서) 남녀가 아주 사이좋게 우승을 해서 앞으로 남북간에 축구 교류를 좀 하게 되면 민족들이 굉장히 박수를 칠 것 같다. 너무 할 일이 많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황 총정치국장은 “이번에 다 여자축구는 (북한이) 우승하고, 남자축구도 (남한이) 그랬으니까 아시아에서 축구는 완전히 됐다”며 “이 기세로 나아가면 세계에서 아마 패권지기가 되겠다. 세계에서 조선민족이 세계 패권을, 앞으로 같이 나아가자”고 화답했다.
정 총리가 “북측이 아주 좋은 성적인데 남측에서 세계경기를 자주 열어서 북측을 자주 초청해야겠다”고 말하자 황 총정치국장은 “예. 서로 가고 오고”라며 웃으며 답했다.
이어 정 총리가 “총정치국장께서 방문하신 것을 계기로 이제는 모든 면에서 모두가 열렬히 박수를 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바란다. 많이 역할 좀 해 달라”고 당부하자, 황 총정치국장은 “고맙다. 총리도 (그렇고) 우리가 나서야지”라고 답했다.
북한 대표단은 폐회식을 지켜본 뒤 이날 오후 10시쯤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