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휴대전화 단말기 공급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국가별 보조금 격차가 더욱 두드러져 보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1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문병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2011∼2013 OECD 주요국의 휴대전화 단말기 공급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일반폰 공급가는 230.56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미국은 2011년 108.94달러(21위), 2012년 109.94달러(15위), 작년 107.55달러(18위) 등으로 우리나라의 절반 이하였다.
고가 프리미엄폰에서도 우리나라는 2011년 410.98달러, 2012년 492.99달러로 각각 3위였으나 작년에는 512.24달러로 수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2011년 456.35달러(1위), 2012년 453.86달러(7위), 2013년 359.90달러(14위)로 공급가가 점차 떨어졌고 미국은 2011년 340.34달러(18위)에서 2012년 523.11달러(1위)로 급격히 올랐다가 작년에는 512.24달러(2위)로 소폭 하락했다.
문 의원은 “2012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2670달러로 OECD 25위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단말기 구입 부담이 가장 크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단말기 공급가에 거품이 있는지, 제조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보조금 제도의 차이 때문에 아이폰6 실구매가도 다른 나라에 비해 최대 60만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아이폰6 16GB 모델의 출고가는 부가가치세(VAT)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649달러(약 70만원), 일본에서 6만7800엔(약 67만원)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2년 약정시 아이폰6 구입 가격이 199달러(약 21만원)이고 일본에서는 공짜(신규·번호이동 가입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아이폰5S와 같은 보조금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 구입 가격이 64만8000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4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는 미국에서 825.99달러(약 89만원로 국내에서 87만원(VAT 포함 가격은 95만7천원)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차이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미국에서 299달러(약 32만원)에 불과한 반면 국내에서는 76만원이 된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