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비가 1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대학 등록금이 제일 비싸고, 사교육 지출은 가장 많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인데, 초등학교 시절부터 의과대학 학비에 버금가는 돈을 내고 다니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영어몰입교육을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2014학년도 사립 초등학교 학교 납입금 현황’을 제출했다. 이 자료를 분석한 박 의원은 “전국 76개 사립초등학교 가운데 수업료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성북구 우촌초등학교”라고 밝혔다.
우촌초등학교는 입학금 100만원에 수업료 1002만원을 합쳐 총 1102만원을 학부모에게 받았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이어 서울 서초구 삼성래미안 단지에 인접한 계성초등학교가 860만원, 재벌가 자재들이 많이 다닌 서울 영훈초등학교가 808만원 등이었다. 전통의 경복초등학교 상명초등학교 리라초등학교 등도 모두 사립대학 등록금 평균 액수인 736만원보다 더 비쌌다.
그럼에도 이들 초등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많아 학교는 추첨을 통해 학생들을 뽑고 있는 현실이다. 전국 사립초등학교 가운데 포스코가 경북 포항 및 전남 광양에 운영하는 학교들과, 천주교 재단의 사립초 2곳만 재단이 지원금을 충실히 내 학생들 부담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초등학교 학비의 원인이 “공교육에서 금지된 영어몰입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학비 1위 우촌초교가 수학과 과학을 영어로 가르치다 적발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당시 교육청은 우촌초에 영어몰입교육 실시 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촌초교는 이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교육청의 조처를 막아달라는 효력정지 신청을 낸 상태다.
박 의원은 “영어몰입교육을 통해 공교육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만큼 교육 당국의 엄정한 처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