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재력가 장부에 “오세훈·박원순 준다며 4억 가져가”

피살 재력가 장부에 “오세훈·박원순 준다며 4억 가져가”

기사승인 2014-10-24 19:59:55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한테 전달하겠다”며 피살된 재력가 송모(67)씨에게 2억원을 받아갔다는 기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2010년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에게 주겠다며 2억원을 받아간 기록이 지난 7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었다.

2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정수)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5차 공판에서 김 의원의 변호인은 송씨의 금전출납장부인 ‘매일기록부’의 한 부분을 공개했다. 장부에는 ‘11/12/20 2억 가져감 차용증 받고 박원순 시장 건’이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송씨가 김 의원에게 건넸다고 장부에 기록한 돈은 총 5억20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 2억원은 2010년 11월 19일 당시 오 시장에게, 1억여원은 구청장 등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김 의원이 돈을 가져갔다고 기재돼 있다. 그리고 나머지 2억여원을 받아간 ‘명목’이 이번에 공개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이러한 내용의 매일기록부 자체를 부정했다. 아예 송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 이름이 기재된 사실을 밝힌 것도 매일기록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변호인은 “매일기록부가 피해자 가족에 의해 찢기거나 수정액으로 지워지는 등 훼손된 흔적이 있고 금액 누계도 맞지 않는다”며 “매일기록부의 첫 번째 사본과 두 번째 사본에서 서울시장을 언급한 날짜도 서로 다르고 가필 흔적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매일기록부에 언급된 인사들을 상대로 금품 수수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김 의원을 상대로 송씨에게 로비 자금을 받아 전달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송씨가 이미 피살된 터여서 수사는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측은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일절 그런 사실이 없으니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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