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번 타자 이대호(32)가 마침내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2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신 왼손 선발 노미 아쓰시의 초구 시속 131㎞짜리 슬라이더를 때려 좌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홈런에 힘입어 2대 1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전날까지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6승 1무를 기록한 한신은 8경기 만에 첫 패를 당했다. 한신 마무리 오승환은 포스트시즌 시작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이대호와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대호는 2009년 11월 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던 이승엽(38·삼성 라이온즈)이 니혼햄 파이터스와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5년 만에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기록한 한국인 타자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 무대에 진출한 한국인 타자들 중 이대호에 앞서 일본시리즈에서 홈런를 날린 선수는 이승엽과 이병규뿐이다.
이승엽은 지바롯데 마린스 소속이던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세 개를 기록했고, 2009년에 한 개를 추가했다. 이병규는 2007년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니혼햄과 일본시리즈를 치르며 홈런 한 개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홈런을 친 후 구단 관계자를 통해 “구종은 슬라이더였다”며 “파울이 될까 걱정을 했는데 홈런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귀중한 추가점을 내 기쁘다”고 말했다.
산케이스포츠는 “1차전에 무안타였지만 역시 4번 타자 다운 호쾌한 홈런포였다”며 “고시엔구장 밤이 가장 조용한 순간이었다. 타격 순간 초만원 한신 팬들의 말을 잃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니칸스포츠도 “왼쪽 폴대를 향해 쏘아올렸다. (이대호의) 재팬시리즈 첫 홈런”라고 밝혔다. 스포니치 또한 “재팬시리즈 첫 안타가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이라고 극찬했다.
이대호는 6회 1사 1루에서도 초구를 밀어쳐 우익수 쪽 큰 타구를 날렸지만 후쿠도메 고스케의 호수비에 막혔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대호는 이날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소프트뱅크와 한신은 28일부터 30일까지 소프트뱅크의 홈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일본시리즈 3∼5차전을 치른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