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감정도 이젠 안 먹혀?”… 대만 집권 국민당, 지방선거 참패로 조롱

“반한감정도 이젠 안 먹혀?”… 대만 집권 국민당, 지방선거 참패로 조롱

기사승인 2014-11-30 00:45:55
대만 국민당 지방선거 TV광고 화면촬영

대만의 집권당인 국민당이 전국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국민당은 반한(反韓) 감정까지 동원했지만 선거에서 패배하며 여론의 조롱을 받았다.

대만 뉴스채널 TVBS는 29일 전체 개표율 90%를 넘긴 상황에서 신베이시를 제외한 5곳의 직할시를 야권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투표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에 끝났다. 곧바로 시작된 개표에서 오후 11시쯤 당락이 결정됐다.

전국 22개 현·시에서 일제히 이뤄진 이번 지방선거는 직할시장 6명과 현장·현급시장 16명, 직할시 의원 375명, 현·현급시 의원 532명 등 모두 1만1130명의 공직자를 선출한다. TVBS는 현장·현급시장 16명 가운데 5명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집권 국민당의 참패다.

마잉주 총통의 친중 노선과 부패 의혹, 경제정책 실패는 국민당 참패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 총통의 레임덕이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이화 행정원장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사의를 표했다.

국민당은 선거를 앞두고 민진당을 겨냥한 네거티브 광고에서 반한감정을 동원했다. ‘누가 한국을 몰래 웃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1분짜리 TV 광고에는 한복을 입고 태극기와 대만국기를 그린 카드로 게임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이 여성이 태극기 카드를 집을 때 ‘고맙다. 민진당. 입법절차를 계속 부탁한다. 한국은 달려가는데 민진당은 가지 말라고 한다’는 자막이 나온다.

민진당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입법을 가로막는 동안 한국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무역경쟁에서 앞서간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반중 성향의 민진당을 공격한 네거티브 광고였다. 홍콩 언론 명보는 이 광고에 대해 “집권당이 지방선거를 위해 이웃국가를 끌어들이는 것은 국제망신을 자초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반한감정으로도 승부를 뒤집지 못한 국민당은 조롱에 시달렸다. 22일 새벽 SNS에는 “마지막으로 반한카드를 꺼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면 우리가 펄쩍 뛸 줄 알았느냐” “국민당은 네거티브 전력조차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중화권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대만 출신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한국은 싫지만 반한감정으로 대중을 현혹하려는 국민당은 더 싫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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