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한국과 영국의 밀약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정면으로 부인했다.
정 명예회장은 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일부 영국 언론이 2010년 있었던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내가 영국(잉글랜드)의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과 서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는 정보기관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2018년 대회 유치에 도전한 잉글랜드 유치위원회는 2022년을 목표로 나선 한국과 손을 잡고 서로에게 표를 주기로 했다”며 “그러나 한국은 잉글랜드와의 약속을 파기하고 러시아를 지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월드컵은 2018년 대회에 영국, 러시아, 포르투갈과 스페인(공동개최), 벨기에와 네덜란드(공동개최)의 4개 그룹이 신청했고 2022년 대회는 한국과 카타르, 미국, 일본, 호주의 5개 국가가 신청했다. 최종적으로 2018년 대회는 러시아에서, 2022년 대회는 카타르에서 열기로 결정됐다.
정 명예회장은 “나는 영국은 물론 여러 나라의 집행위원과 만나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 과정에서 특정 국가와 투표를 교환하기로 밀약하는 것은 FIFA 규정에 어긋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영국 집행위원의 주장대로 밀약이 있었다면 나와 영국 집행위원이 밀실에서 따로 만나야 했을텐데 그런 식으로 별도로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치 신청국은 국가 정상급의 고위 인사들이 나서 유치 활동을 벌이는데 이들은 FIFA 집행위원들을 초청하기도 하고 해외로 나가 만나기도 했다”면서 “집행위원들은 이런 요청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거절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우리를 지지했다고 판단한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은 최근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FIFA는 개최지 선정을 6년 전에 해오던 관행을 지켜왔는데 제프 블래터 회장은 갑자기 2010년에 그로부터 8년 후, 12년 후 열리는 월드컵 개최지를 한꺼번에 선정하겠다는 이상한 결정을 했다”며 “이 때문에 현재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