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유리가 데뷔 13년 만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늘 주연을 빛나게 해주던 이유리에게는 뜻 깊은 수상이다.
이유리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2014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방송3사 PD들이 뽑은 연기자상과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유리의 수상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MBC는 올해부터 시청자들의 투표로 대상을 시상했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와 ‘마마’의 송윤아와 경쟁을 펼쳤다. 총 71만2000표 중 약 38만5000표를 획득하며 대상을 거머쥐었다. 시청자들이 직접 선택한 대상인 것이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서 조연 연민정 역을 맡았다. 하지만 주인공 장보리(오연서)보다 더 많은 인기로 매회 화제를 모았다. 이번 수상은 조연과 악역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결과였다.
2001년 KBS2 ‘학교4’로 데뷔한 이유리는 13년간 연기경력을 쌓아왔다. 역할의 비중은 가리지 았고 공백 없는 꾸준한 연기 활동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러빙유’ ‘노란손수건’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반짝반짝 빛나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갈고 닦아왔다. 또래 여배우들과는 다른 행보였다. 주연을 맡는 것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작을 하면서 조연으로나마 자신만의 내공을 쌓아온 것이다.
이유리의 시작은 주목받지 못했다. ‘왔다! 장보리’ 초반엔 주인공 오연서의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방영되자 전세는 역전됐다. ‘왔다! 장보리가’가 아닌 ‘왔다! 연민정’으로 제목을 바꿔야한다는 시청자들이 있었을 정도다. 매회 화제를 낳는 이유리의 악행이 독보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리의 활약으로 ‘왔다! 장보리’는 평균 시청률 20.8%, 자체 최고 시청률 37.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2014년 MBC 드라마가 전반적인 부진을 겪었으나 이유리가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이유리는 대상 수상 후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다고 했다.
그는 “감사하다. 사실 배우는 캐스팅이 돼야 그 역할에 출연할 수 있고 선택을 해주셔야 연기를 할 수 있는 건데 기회를 주신 백호민 감독, 김순옥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낳아주신 부모님, 가족,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좋은 글과 좋은 연출이 있어서 가능했다. 오연서씨가 함께 하지 않았으면 연민정 역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 시청자 큰 사랑도 감사하다. 사실 인기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 선배 연기자들이 있어 악역도 사랑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리는 “좋은 캐릭터로 만나 뵀으면 좋겠다. 아쉽지만 연민정을 놓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한 해 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우리 남편, 너무나 감사하다. 힘들고 어려운데도 항상 용기 잃지 않게 함께 해줘 고맙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조연인데도 불구하고 큰 상 주신 MBC에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2014 MBC 연기대상’ 수상자(작)
△ 대상: 이유리(왔다! 장보리)
△ 올해의 드라마상: ‘왔다! 장보리’
△ 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장혁(운명처럼 널 사랑해), 장나라(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 백)
△ 최우수연기상 특별기획 부문: 정일우(야경꾼일지), 송윤아(마마)
△ 최우수연기상 연속극 부문: 김지훈(왔다! 장보리), 오연서(왔다! 장보리)
△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김상중(개과천선), 수영(내 생애 봄날)
△ 우수연기상 특별기획 부문: 최진혁(오만과 편견), 백진희(오만과 편견, 트라이앵글)
△ 우수연기상 연속극 부문: 이장우(장미빛 연인들), 김지영(모두 다 김치)
△ 황금연기상: 안내상(왔다! 장보리), 최민수(오만과 편견), 김혜옥(왔다! 장보리), 이미숙(미스코리아, 빛나는 로맨스, 장미빛 연인들)
△ 방송 3사 드라마 PD들이 뽑은 올해의 연기자상: 이유리(왔다! 장보리)
△ 올해의 작가상: 김순옥(왔다! 장보리), 유윤경(마마)
△ 단막연기상: 변희봉(내 인생의 혹)
△ 신인상: 임시완(트라이앵글), 최태준(엄마의 정원), 고성희(미스코리아, 야경꾼일지), 한선화(장미빛연인들)
△ 아역상: 김지영(왔다!장보리), 윤찬영(마마)
△ 공로상: 고(故) 김자옥
△ 인기상: 신하균(미스터백), 장나라(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 백)
△ 베스트 커플상: 장혁, 장나라(운명처럼 널 사랑해)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