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후폭풍이 거세다.
17일 오후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실종된 여중생 은별이(가명·16) 사건을 집중 취재했다.
은별이는 갑자기 가출해 중년 남성과 함께 동거를 하고 출산까지 했다. 하지만 은별이는 누구보다 성실한 모범생이었고, 엄마의 속을 한 번도 썩이지 않았던 소녀였다.
은별이는 출산 후 남성을 성폭행을 이유로 고소했지만 중년 남성인 고씨는 정말 사랑하는 사이였다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대법원에서는 고씨를 무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파기 환송했다.
제작진은 현재 집이 아닌 보호소에서 살고 있는 은별이를 찾아갔다. 은별이는 고씨와의 만남은 자신이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쳐 입원했던 병원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은별이는 고씨가 자신이 연예기획사 사장이며 연예인을 시켜주겠다고 말했고 병원비도 내주겠다고 해서 그를 따라 갔다고 회상했다.
은별이는 “그가 연예인들끼리 보는 예배가 있는데 나를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갔는데 차 안에서 그렇게 했다. 나는 하지 말라고 했다”며 처음 성폭행 당했던 날을 떠올렸다.
하지만 고씨 주장은 달랐다. 고씨는 “도망을 치고 싶었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내가 다른 죄 때문에 구치소에 갇힌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임신 5개월인 은별이가 구치소에 꼬박꼬박 면회를 왔다. 그리고 매일 나에게 사랑한다고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경찰이 복구한 고씨 태블릿 PC의 기록을 복구하자 이들의 성관계 영상이 나오는가 하면, “앞으로 12시간 뒤면 보는 거 아니냐, 빨리 오빠야 보고 싶다. 앞으로 8시간 지나면 볼 수 있다”는 내용의 은별이 문자가 확인됐다.
은별이는 이에 대해 “연인처럼 문자를 쓰라고 고씨가 강요를 했다. 조금이라도 덜 문자를 보내면 화를 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며 임신한 몸으로 한 장이나 편지를 채워야하는 것은 고역이었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고씨는 과거 유명 연예인에 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고소까지 저질렀다가 자작극으로 밝혀져 구속을 당했고 가짜 기자증으로 기자 행세를 하고 다녔다. 또한 은별이 뿐만 아니라 다른 10대 소녀들에게 캐스팅을 이유로 접근했고 은별이가 임신한 와중에도 다른 소녀들에 사심을 보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청소년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한 미성년자들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애정 표현이 담긴 문자나 편지에 대해서도 “많은 사건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지속적으로 억압을 받으면 그만큼 쉽게 순응을 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성적자기결정권보다 미성년자들이 성 보호를 받아야 하는 권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
방송이 끝난 직후 트위터 등 SNS에선 과거 관련 기사들과 고씨의 정체를 두고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