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내고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살해를 강력히 규탄했다. 살해 동영상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일본 NHK는 24일 오후 11시쯤 인질 중 한 명인 고토 겐지(47)씨로 보이는 인물이 다른 인질 유카와 하루나(42)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피살 당한 사진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주황색 옷을 입은 인물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장면과 주황색 옷 위로 사람의 머리 부위가 보이는 장면이 각각 담겨 있다.
이 영상에는 “나는 고토 겐지다” “당신들은 나와 함께 생활하던 유카와 하루나가 살해된 사진을 봤다” “아베 총리가 납치 세력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72시간 안에 몸값을 내지 않아 유카와가 살해됐다” 등 영어로 된 음성 메시지가 담겨 있다.
또한 “그들이 더 이상 돈을 원하지 않으니 테러리스트에게 돈을 주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요르단 정부에 의해 구속된 그들의 동료 '사지다 알 리샤위'를 석방하면 내가 풀려날 것이다” 등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NHK는 사지다 알 리샤위가 2005년 요르단 테러 사건에 연루돼 붙잡혀 있는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나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강조하고 싶다” “이것이 당신이 듣는 나의 마지막 발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등의 발언도 있다.
NHK는 일본 정부가 이 영상의 신빙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방문길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발표한 ‘유카와 하루나의 죽음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미국은 IS가 유카와 하루나(42)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국민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다른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와 함께 다른 인질들도 즉각 석방할 것을 IS에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도 성명에서 “IS가 유카와 하루나를 살해하고 다른 일본인 인질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이들 테러리스트의 잔혹한 행위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희생자 가족에 위로를 전하면서 “영국은 이 어려운 시기에 깊은 결속을 유지하면서 일본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 동영상의 진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