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한 적 없다더니 “처녀 지켜줄게… 애인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 녹음 공개돼 인터넷 들끓어

성희롱 한 적 없다더니 “처녀 지켜줄게… 애인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 녹음 공개돼 인터넷 들끓어

기사승인 2015-02-05 22:33: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서울대 교수의 성희롱 의혹 녹음 파일이 공개돼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SBS는 5일 서울대 경영학과 A 교수가 저녁 식사를 하며 여학생에게 건넨 말을 담은 녹음 파일을 보도했다. 대화를 녹음한 학생들은 강요된 식사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해 녹음했다고 밝혔다. 이 안에는 믿기 어려운 성희롱적인 표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A 교수는 “내가 딱 너를 보는 순간, 아 얘는 내 여자 친구감이다. 네가 처녀니까 그건 지키고. 뽀뽀하고 허그를 하고 안고 뒹굴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그건 지켜줄게”라고 말하는가 하면 “넌 괴롭지? 교수가 뽀뽀해 달라고 하는데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고. 네가 교수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또 챙겨줘야지”라며 교수 지위를 내세워 회유하는 모습도 보인다.

또 “야, 이 자식아! 뽀뽀하면 입술이 닳느냐 이빨이 부러지느냐. 다시는 이런 기회 없다. 교수님이랑 어떻게 뽀뽀할 수 있겠냐? 나한테 카톡할 때 ‘오빠’다, ‘교수님’ 하면 너 F(학점)다”라는 막말도 나온다. “천하의 XXX(교수 이름) 애인이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이야. 네가 나를 기분 좋게 해 주면 내가 연구를 많이 하고 그게 인류에 이바지하는 거야”라는 괴이한 논리까지 등장한다.


SBS 의뢰를 받은 음성 분석 전문가들은 녹음 파일 속 남성과 A 교수가 “같은 사람”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서울대 대학원생들은 A 교수 사건을 계기로 교수들의 성범죄에 대응하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 교수는 지난 4일 성희롱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A 교수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조사에 착수했다.

A 교수는 수업 뒤풀이 술자리 등에서 여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언행을 일삼았다.

현장을 목격한 한 학생은 “A 교수가 다른 여학생에게 ‘너 남자친구랑 갈 데까지 다 갔다며. 나랑은 뽀뽀까지 하면 되겠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 언니 허리에 팔을 두르고, 반대편 옆에 있는 언니 뺨에 입을 맞췄다. (또 다른 사람에겐) 손등에 뽀뽀도 했다”고 덧붙였다.

교수의 성추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여학생에게는 ‘남자친구를 해주겠다’며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기도 했다. 피해 학생들은 A 교수의 입지가 워낙 커 자칫 자신의 소문이 이상하게 날까봐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지못해 나간 저녁 식사자리에선 한층 더 높은 수위의 성희롱이 있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학생은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것도 모자라 섹시하게 사진을 찍어보라는 말까지 했다”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호프집 등에서 수업 뒤풀이를 했지만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적은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대는 현재 방학기간이기는 하나 새 학기가 시작하더라도 조사가 끝날 때까지 A 교수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지만 신고가 들어온 만큼 학생과의 만남을 배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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