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11일 오전 9시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무려 106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3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06중 추돌사고는 지난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를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날 사고로 영종대교 상부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 하부도로로만 차량이 통행했다. 일대 심한 정체로 구급차를 비롯한 차량들이 영종대교에 신속히 진입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 인접지역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경찰도 인천 서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서울방향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으로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리무진버스가 앞에 가던 승용차를 추돌,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영종대교가 곧 폐쇄된다는 소문도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항공편들도 잇따라 결항 또는 지연 운항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29편의 항공기가 회항하거나 출발·도착이 지연됐다. 코타키나발루를 출발해 오전 7시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ZE502편은 짙은 안개 때문에 기수를 돌려 김포공항에 승객들을 내려놨다. 다른 국제선 항공 7편도 다른 공항들로 회항했다.
영종대교 사고 현장을 CCTV 영상으로 확인하려는 네티즌들의 방문도 폭주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실시간 교통정보 사이트는 접속 자체가 쉽지 않았다. 현장 인근 다른 구간 CCTV를 본 네티즌들은 ‘아예 안 보이는 지경’ ‘안개가 사람 잡았다’ ‘영종대교 진입 전에 미리 알려줬어야 한다’ 등 안타까운 반응을 나타냈다. 연쇄적으로 충돌하는 사고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속속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 장비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기상대 한 관계자는 “영종대교에는 관측 장비가 없어 정확한 가시거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006년 10월 서해대교에서 짙은 안개로 29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1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한 이후 안개특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안개 특보제는 현재까지 시범 운용만 반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