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말한 리더의 요건 ‘경청’, 연습 통해 향상된다

초등생이 말한 리더의 요건 ‘경청’, 연습 통해 향상된다

기사승인 2015-03-10 01:00:55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새 학기를 맞아 학급 반장 및 전교 학생회장 선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스크림 홈런(Home-Learn) 초등학습연구소가 초등학생 23,117명을 대상으로 ‘반장의 역할과 자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반장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반장이 되고 싶다’고 응답한 14,137명은 그 이유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이다’(31%), ‘교우관계가 좋아진다’(24%), ‘어려운 친구를 도울 수 있다’(24%),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13%) 등을 꼽았다.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생들이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또래집단에서 인정받길 원하는 심리도 드러난다. 반장 활동이 향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최근 초등학생 시기부터 스펙을 쌓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장이 되고 싶지 않다’는 8,980명은 ‘남들 앞에 나서기 부끄럽다’(31%), ‘책임질 일이 많아 귀찮다’(21%), ‘학급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없다’(20%) 등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습연구소 관계자는 “반장 활동에 관심이 있지만 친구들 앞에 나서는 것이 부끄러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반장 활동을 귀찮아하거나 시간을 빼앗기는 일로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는 리더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장의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을 묻는 질문에는 많은 학생들이 ‘경청’(42%)을 첫 번째 요건으로 꼽았다. 이어 ‘준법정신’(35%), ‘사교성’(14%), ‘성적’(4%) 등의 응답이 많았다. ‘반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규칙을 지키도록 이끌어주는 사람’(64%)이라고 밝힌 응답이 주를 이뤘다.

최형순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장은 “초등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리더의 조건으로 꼽았는데, 경청의 능력은 타고나는 면도 많지만 연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며 “부모가 아이의 표정이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고 수용해주며 아이가 충분한 경청의 경험을 받아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리더십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아이들이 리더 활동을 하게 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떠들고 싶어도 반장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경우도 많고, 학급 대표로 꾸지람을 듣게 되는 상황도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남들보다 규칙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숙제나 준비물도 잘 챙기게 된다. 기본적인 자기 통제력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억제 심리가 형성돼야 한다. 가정에서 적절한 제재 없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게 되면 ‘허용’과 ‘금지’를 구분할 줄 모르게 된다. 가정의 규칙을 정하고 허용되는 범위를 명확히 알려줘야 정서적인 안정도 갖게 되고 스스로 통제하는 기준이 생기게 된다.


초등학생들이 꼽은 리더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경청인 것처럼, 학급의 리더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구성원을 이끌어나갈 줄 알아야 한다. 친구들 사이에 갈등은 항상 존재하며, 리더로서 갈등을 중재하거나 선생님의 도움을 요청할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 부모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다수결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도 좋지만, 옳고 그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을 따르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하며 알려줘야 한다.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깊이 있는 판단력을 기르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데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활발할수록 인지, 창의력이 좋아져 학업 성취도 또한 높아지게 된다.

여러 친구들 앞에서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게 지키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거 당시 약속했던 사안이라 해도 대부분 학교나 학부모 단체의 의사결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학교와 상담을 하거나 전교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구하는 것이 좋다. 공약 모니터링을 하면서 스스로의 언행에 대해 좀 더 신중해질 수 있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ivemic@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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