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신체의 운동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부위에 생긴 종양도 신체 마비 등 합병증 없이 제거할 수 있음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천기·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영훈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국제 저명 미국 신경외과 학술지인 ‘Neurosurger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취를 통해 환자의 통증을 억제하고, 의식은 깨운 상태에서 팔, 다리 등 신체의 마비 정도를 상시로 체크하며, ‘중심앞이랑(precentral gyrus)’에 발생한 종양 등을 성공적으로 절제했다.
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수많은 신경세포의 집합인 대뇌피질로 덮여있다. 대뇌피질은 감각, 운동, 언어 등 다양한 기능을 하지만 특히 고차원적 기능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중요한 곳이다. 대뇌피질은 호두처럼 주름진 모양이다. 밖으로 돌출된 부위를 ‘이랑’, 이랑 사이 안으로 파여 잘 보이지 않는 부위를 ‘고랑’으로 부른다.
빨간색 부분은 전두엽과 두정엽 경계에 있는 ‘중심앞이랑’이다. 신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운동중추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팔, 다리, 안면에 마비가 오는 등 운동장애가 발생한다. 대뇌피질 중 전두엽과 두정엽 경계에 위치한 중심앞이랑은 신체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이곳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반대편 신체에서 특정 운동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한다.
문제는 중심앞이랑에 종양이 생기면 반대쪽 팔, 다리, 안면에 마비가 오는 등 운동장애가 생긴다. 종양 제거를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나, 수술로 인한 중심앞이랑의 손상은 운동장애를 낳는 경우가 많다. 이에 수술이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깨운 상태로 수술하는 ‘각성시 뇌수술’을 33명에게 시행했다. 그 결과, 10명은 수술 후 합병증이 없었으며, 22명은 마비 증세를 보였다. 마비 증세 환자 중 대부분(17명)은 수술 3개월 내 상태가 호전됐으며 5명만이 지속적인 마비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경미한 마비와 감각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김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간 이뤄지지 못했던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며 구체적 수술 부위에 따른 합병증 위험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 고 말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