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증권이 글로벌 최약체로 등극한 국내 증시가 과도하게 취약한 체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 신뢰도 회복을 위해 기업 지배구조 제도 개선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1400원 상회, 반도체 등 수출 업황과 기업 실적 우려 등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의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며 “그러나 단순히 우호적이지 못한 거시경제 조건을 치부하기엔 올해 연초 대비 증감률(YTD) 기준으로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낸 한국 증시의 기본 체력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유입됐던 외국인 투자자본이 하반기 들어 빠져나갔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마저도 미국 등 해외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해외 대비 국내 시장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의 다양성이나 가상자산 현물 투자 제한 등 제도적 여건상 부족한 점도 우려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LS증권은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가 바닥으로 치닫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드 개선을 위해 올 초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 추진 동력이 돼야 할 법안 개정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현재 철회된 고려아연 유상증자 공시 등 행보로 이어지면서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가 실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다소 주주환원 확대에 치중한 면이 있다.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주주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 행보에 대한 관리 제재 수단 마련도 필요하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롤모델 격인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는 앞서 10년간의 기업 지배구조 개정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금투세 폐지 논의는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금투세 반대 논리가 세수 부족에 있다면 지주회사 양도소득세 과세이연 제도의 악용으로 징수 가능성이 희박해진 지난 10년간 누적 13조3000억원의 세금에 대한 고려 역시 필요할 것”이라며 “여전히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제도 개선에 밸류업은 골든타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