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매수나선 기관… 발등 떨어진 불에 손실 늘어나는 개인

대형주 매수나선 기관… 발등 떨어진 불에 손실 늘어나는 개인

기사승인 2015-08-23 20:03:55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위기는 곧 기회’를 외치며 매수에 나서고 있다. 값이 떨어진 대형주를 중심으로 사두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득이 될 것이라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기관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1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2조7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북한 포격도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앉은 21일에도 기관은 연중 최대 규모인 9189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자동차업종을 비롯한 수출주와 전력·가스·통신 등 시장 변동의 영향을 덜 받고 가격을 유지하는 경기방어주 등을 주로 공략했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은 기아차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1543억원, 782억원 순매수해 3위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업종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SK텔레콤(1045억원)과 LG유플러스(460억원), KT(359억원) 등 통신주도 기관 투자 바구니에 담겼다.

외국인들이 ‘셀코리아(Sell Korea)’에 나선 것과 반대 행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에 더해 급작스런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로 인한 불안감 등으로 외국인들은 12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팔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급락 원인은 북한이슈와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때문”이라면서도 “이전에도 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급락했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가 저가매수할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급락해 가치가 하락한 대형 가치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일부 서울 강남의 이른바 ‘큰손’들도 저가 매수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도 감지된다.


개인투자자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 미래를 볼 여력이 없어 보인다.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발을 들였다 주가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사상 최대인 8조734억원까지 치솟았던 신용융자 잔고는 증시 하락세에 따라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일 현재 7조363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투자로 돌아선 측면도 있지만 갑작스런 하락에 반대매매가 늘면서 신융융자가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뒤 담보로 잡힌 주식이 최소담보유지비율(140% 안팎) 아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 손실도 막대하다. 이달 국내 주식투자에서만 5조원 이상 손실을 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을 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국내 기업 277곳의 지분평가 가치는 지난달 말 79조7742억원에서 지난 21일 74조2764억원으로 6.9% 감소했다. 한 달도 안돼 보유 주식 가치가 5조4978억원 줄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박은애 기자 기자
limitless@kmib.co.kr
박은애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