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효상, 이은지 기자]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아들과 아버지의 지독한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 ‘사도’는 시작부터 흥행 연속이지만 이준익 감독은 ‘사도’를 상업영화로만 보지는 않는다.
# ‘사도’는 집밥 같은 영화
“외식을 하면 집에서 먹던 된장찌개나 반찬은 잘 안 먹잖아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외식에서 먹는 스파게티 같은 특별한 메뉴라면 사도는 된장찌개 같은 영화죠. 나와서 집밥을 굳이 찾아먹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 ‘킬링 타임’용 영화 아닌 ‘세이빙 타임’ 영화가 되길 바랐다
“관객들에게 현실을 망각시키게 하기는커녕 현실을 자꾸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만들고 싶었어요. 관객들은 사도와 영조의 갈등을 보며 자신의 부모, 아들, 스승과 제자, 아내를 떠올리게 되죠. 보고 나와서도 계속 시간을 들여 자신을 돌아보게끔.”
# ‘사도’는 여러 인물들의 인생 모인 이야기
“‘사도’는 사도세자 한 명 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도의 어머니, 아내, 아버지, 아들, 스승.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모여 사도의 인생이 탄생합니다. 그들의 입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10대부터 80대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 가장 궁금한 것은 노인 관객들의 반응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 노인 관객층의 반응이 더 궁금합니다. 살아온 삶이 많은 만큼 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느낌으로 극장을 나섰을까가 제 관심거리죠.”
# 송강호 연기? 변화구 원해 캐스팅했다
“송강호를 캐스팅한 이유는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죠. 돌직구인 줄 알고 받았는데 변화구더라니까요. 9분짜리 롱 테이크 장면에서 송강호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칠정을 모두 담아냅니다.”
#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은 없다... 있다면 그건 내 잘못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은 없어요. 만약 있다면 감독이 그 신을 잘못 설계했기 때문이죠. 저는 영화를 찍을 때 아주 세밀한 것까지 모두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설계 결과물은 아주 마음에 들어요.”
# 원한 것은 눈물로 유발되는 승화
“‘사도’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정화를 통해 슬픔과 상처를 승화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이 이야기로 정화하고, 눈물로 승화해 날려버린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islandcity@kukimedia.co.kr 디자인=이윤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