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다.
프레데릭 쇼팽 협회는 18∼2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의 최종 심사 결과 조성진이 1위를 차지했다고 21일 오전 1시 발표했다. 조성진은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까지 받았다.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가 결선에 진출한 것은 2005년 임동민, 임동혁, 손열음 이후 10년 만이었다. 조성진 이전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은 임동민, 임동혁 형제의 공동 3위다. 2000년 김정원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고, 2010년 김다솔, 서형민이 본선 2차에 진출했었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결선에 오른 조성진은 18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가장 먼저 결선 연주를 마쳤다.
조성진은 상금 3만 유로(약 3856만원)와 금메달,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 상금 3000 유로(약 385만원)와 함께 전세계 각지에서의 연주 기회도 얻게 된다.
폴란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릭 쇼팽을 기려 1927년 시작된 국제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최고 권위의 대회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린다. 16∼30세의 젊은 연주자들이 쇼팽의 곡만으로 실력을 겨룬다.
올해는 예선에 참가한 27개국, 160명 가운데 20개국, 78명이 본선에 올랐다. 이 가운데 조성진을 비롯해 3차에 걸친 경연을 통과한 8개국, 10명이 결선에서 경쟁했다.
조성진은 최종 심사 결과 발표 전 프레데릭 쇼팽 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쇼팽 콩쿠르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고, 11살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쇼팽 작품에 대해 “기품있고, 극적이고, 시적이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라면서 “결선에서 많이 긴장했지만, 이번 콩쿠르에 참가할 수 있어 기뻤고,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콩쿠르 준비를 위해) 한동안 쇼팽만 연주했다”며 “몇 년에 걸쳐 한 작곡가의 작품만 연주하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쇼팽을 연주하면서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쇼팽의 음악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사랑한다”며 “피아니스트로 사는데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지만, 진정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