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신동’ 드디어 세계 제패… 한국인 최초 국제 쇼팽 콩쿠르 정상

‘피아노 신동’ 드디어 세계 제패… 한국인 최초 국제 쇼팽 콩쿠르 정상

기사승인 2015-10-22 00:10:56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다.

프레데릭 쇼팽 협회는 18∼2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의 최종 심사 결과 조성진이 1위를 차지했다고 21일 오전 1시 발표했다. 조성진은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까지 받았다.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가 결선에 진출한 것은 2005년 임동민, 임동혁, 손열음 이후 10년 만이었다. 조성진 이전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은 임동민, 임동혁 형제의 공동 3위다. 2000년 김정원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고, 2010년 김다솔, 서형민이 본선 2차에 진출했었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결선에 오른 조성진은 18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가장 먼저 결선 연주를 마쳤다.

조성진 우승은 드라마틱했다. 심사위원단의 결선 최종 심사가 4시간 넘게 계속되면서 우승자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나왔지만 결국 1위는 조성진이었다.

조성진은 상금 3만 유로(약 3856만원)와 금메달,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 상금 3000 유로(약 385만원)와 함께 전세계 각지에서의 연주 기회도 얻게 된다.

폴란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릭 쇼팽을 기려 1927년 시작된 국제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최고 권위의 대회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린다. 16∼30세의 젊은 연주자들이 쇼팽의 곡만으로 실력을 겨룬다.

올해는 예선에 참가한 27개국, 160명 가운데 20개국, 78명이 본선에 올랐다. 이 가운데 조성진을 비롯해 3차에 걸친 경연을 통과한 8개국, 10명이 결선에서 경쟁했다.

조성진은 최종 심사 결과 발표 전 프레데릭 쇼팽 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쇼팽 콩쿠르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고, 11살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쇼팽 작품에 대해 “기품있고, 극적이고, 시적이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라면서 “결선에서 많이 긴장했지만, 이번 콩쿠르에 참가할 수 있어 기뻤고,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콩쿠르 준비를 위해) 한동안 쇼팽만 연주했다”며 “몇 년에 걸쳐 한 작곡가의 작품만 연주하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쇼팽을 연주하면서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쇼팽의 음악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사랑한다”며 “피아니스트로 사는데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지만, 진정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조성진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병행하다 피아니스트 신수정(서울대 음대 명예교수)과 박숙련(순천대 교수) 지도를 받았다.

조성진은 11세때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이후 2008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09년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에 이어 지난해에는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를 차지했다.

서울시향과 수차례 협연했고, 러시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러시아내셔널 오케스트라,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 베를린방송교향악단, 뮌헨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기도 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2012년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미셸 베로프를 사사하고 있다.

이번 콩쿠르 입상자들은 21∼23일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갈라 콘서트를 한 뒤 내년 초까지 유럽과 아시아를 돌며 연주한다.

한국에서도 내년 2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와 입상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갈라 콘서트가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

야체크 카스프치크의 지휘로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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