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그 곳에서 잘 지내나요… 신해철 1주기 추모 물결 거세다

‘마왕’ 그 곳에서 잘 지내나요… 신해철 1주기 추모 물결 거세다

기사승인 2015-10-27 00:10:56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마왕’에게 외로울 틈이 없었던 주말이었다.

고 신해철 1주기를 이틀 앞둔 25일 오후 경기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선 고인을 기리는 추도식이 거행됐다. 추도식 명칭은 밴드 넥스트 히트곡 제목이기도 한 ‘Here I stand for you’. 팬클럽 철기군과 신해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관한 이번 추도식은 신해철의 부인 윤원희 씨와 자녀 등 가족들과 넥스트 멤버 등 동료 연예인들, 지인, 팬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억했다.

윤원희씨는 “남편을 매일 생각한다. 특히 침대에 누울 때마다 같은 시간에 눕지는 않았지만 빈 자리를 볼 때 그립다. 특정한 때가 아니라 매일 생각난다”고 그리워했다. “(아들과) 같이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서 손잡고 함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라며 “본인이 제일 안타까워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빠 사랑해요. 뭐하고 계세요’라는 딸 지유양의 손편지는 방문객들을 한없이 울렸다.

추도사는 넥스트 멤버 이현섭과 팬 대표 이승우씨가 맡았다. 이현섭은 “감히 넘볼 수 없는 큰 산과 같은 형님에게 한없이 받기만 했던 후배였다”며 “신해철 형님 발자취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고 현존하는 선후배들에게 좋은 교본이 될 것이다. 형님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한다. 많이 보고 싶다. 낯뜨거워 하지 못했던 그 말 , 존경하고 행복했었다고, 감사했고 사랑했다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겠노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팬 대표 이씨도 “신해철은 용감한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했고, 음악적 도전과 개척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옳다고 믿는 가치를 저버리지 않았다. 용감하면서도 따뜻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가 남긴 많은 음악들은 인생이라는 험난한 길에서 헤매고 있던 우리를 감싸고 위로해줬다”고 울먹였다.

방송가도 일제히 신해철을 기렸다. 24일 방송된 KBS ‘불후의 명곡’과 JTBC ‘히든싱어 4’는 1주기 특집으로 꾸며졌다. 두 프로그램 모두 기존 대결 콘셉트를 버리고 고인을 추억하기 바빴다.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자녀들은 “아빠 노래들 중 무슨 노래를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에 “아빠 노래면 다 좋아요”라고 답해 뭉클하게 했다. ‘히든싱어’에선 신해철 생전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윤원희씨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25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도 신해철을 추모했다. 가수 은가은은 “내겐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 8년 전 신해철 때문에 서울에 처음 올라오게 됐고 가수 꿈을 갖게 됐다. 추모 공연에서 노래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내 능력으로는 그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그래서 ‘복면가왕’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은가은은 2007년 MBC ‘쇼바이벌’에서 600명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신해철은 은가은을 자신의 소속사 연습생으로 발탁해 가수 데뷔를 지원했다.

신해철 추모 물결은 계속된다. 팬들과 평론가들의 추모글이 담긴 책 ‘인간 신해철과 넥스티시티’가 발간됐고, 가수 윤종신은 1주기 당일 자정 신해철 1집 리메이크 곡 ‘고백’을 공개한다. 이 곡 편곡은 과거 고인과 밴드 ‘무한궤도’를 함께 한 정석원이 맡았다. 유작 앨범 ‘웰컴 투 리얼 월드’도 LP 한정판으로 발매됐다. 팬클럽 철기군은 다음달 1일 추모 공연을 연다.

한편 신해철 의료과실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신해철 수술을 집도한 강 전 원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원희씨는 추도식에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기에 고인의 가족 입장에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가족들끼리 힘을 모으게 된 계기가 됐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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