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호령한 ‘韓 4번 타자’ 이대호·박병호 메이저리그 동반 진출하나

KBO리그 호령한 ‘韓 4번 타자’ 이대호·박병호 메이저리그 동반 진출하나

기사승인 2015-11-04 00:10:01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이대호와 박병호, 한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 두 명이 나란히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이대호는 3일 서울시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드 스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배려 속에 메이저리그 도전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주변에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최선을 다 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타국에서 외국인 선수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고 주위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지난주에는 일본시리즈 우승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MVP도 수상해 기뻤다”라고 밝혔다.

이어 “행복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 야구 인생의 불꽃을 태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향해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야구에서의 경험을 삼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일념을 갖고 진출을 성사시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대호는 2011년까지 1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리며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2010년에는 타격 7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올해까지 4시즌 동안 570경기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이대호는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하고 나서야 한을 풀었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 29일 끝난 일본시리즈에서는 16타수 8안타(타율 0.500) 2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인 선수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만약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에 이어 한국에서 프로 데뷔해 일본을 거쳐 미국에 진출하는 4번째 선수가 된다. 야수로는 최초다. FA 자격이라 구단 입장에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금액을 지불할 필요없이 협상을 통해 영입이 가능하다.

앞서 박병호도 KBO리그 ‘홈런왕’ 자존심을 걸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넥센은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공식 요청했다.

KBO로부터 강정호의 포스팅 신청을 전달받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개 구단에 이를 공시한다. 공시한 날짜부터 4일 동안 강정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입찰액을 적어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7일 새벽에 가장 높은 금액을 KBO에 통보하고, KBO는 넥센에 이를 전달한다. 넥센은 9일 포스팅 수용 여부를 논의한 후 최종 결정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넥센이 포스팅 최고 응찰액을 수용하면 KBO로부터 구단명을 통보받고 박병호의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가 박병호를 대리해 30일 동안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홈런, 타점왕을 차지한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타자다. 만약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지난해 강정호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출신 야수로는 두 번째다.

넥센은 강정호의 진출 때와 다른 작전을 짰다.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이 끝난 후인 지난해 12월15일 포스팅을 신청한 강정호와 달리 한 달 이상 시점을 앞당겼다.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닌 박병호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평이다. 최대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모기업 없이 네이밍 스폰서 정책을 취하고 있는 넥센은 올해 넥센타이어와 계약이 종료될 것이 유력하다. 최근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 그룹과 계약을 추진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은 넥센 입장에선 박병호 포스팅 금액 자체가 내년 운영 자금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박병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2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의 데뷔 첫 해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짐 듀켓은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으로 2000만달러를 예상했다. 박병호는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을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아시아 출신 야수 포스팅 신기록도 관심거리다.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2·마이애미 말린스)는 2000년 말 일본 야수 중 최초로 포스팅을 신청했고 1312만5000달러를 제시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치로 이후 1000만 달러 이상 포스팅 금액은 없었다. 니시오카 쓰요시(2010년 미네소타·532만9000달러), 강정호, 이와무라 아키노리(2006년 탬파베이·450만 달러), 아오키 노리치카(2011년 밀워키·250만 달러)가 뒤를 잇고 있다.

반면 투수는 야수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위 다르빗슈 유(2011년 텍사스·5170만3411달러), 2위 마쓰자카 다이스케(2006년 보스턴·5111만1111달러11센트), 3위 이가와 게이(2006년 뉴욕 양키스·2600만194달러), 4위 류현진(2012년 LA 다저스·2573만7737달러33센트), 5위 다나카 마사히로(2013년 양키스·2000만 달러) 등이 포스팅 2000만달러를 넘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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