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2년 넘게 학교 장기결석 상태로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인천 초등생 사건 이후 교육 당국이 장기결석자 전수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4년째 결석 중인 남자 초등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토막 난 시신이다.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는 15일 사체 손괴 및 유기 등의 혐의로 A군의 아버지 B씨(34)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머니 C씨(34)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확인 결과 B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로 직업도 없었다. C씨는 콜센터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2005년 5월 출생신고가 됐는데 두 사람의 혼인신고는 2005년 8월에 돼 있었다.
경찰은 A군도 부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버지 B씨로부터 “2012년 10월 초순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을 목욕시키기 위해 욕실로 강제로 끌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아들이 앞으로 넘어지며 의식을 잃었다. 깨어났으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한 달간 방치해 11월 초순 사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B씨는 “아들의 시신을 토막 내서 비닐에 넣어 (집에 있는) 냉동실에 보관해 왔다”고 진술했다.
A군에게는 초등생인 여동생이 있다. 피의자 부부는 최근까지 둘째인
딸은 태연하게 학교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동생이 재학 중인 인천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16일 “A군의 여동생이 2014년 입학해 별다른 문제 없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여동생이 입학할 때 제출한 가정환경조사서를 보면 부모와 딸로 구성된 3인 가족으로 기재돼 있다”고 전했다. A군 존재를 외부에 숨긴 셈이다.
A군 어머니 C씨는 상담을 위해 학교에 왔을 때도 교사에게 “딸 아이 하나 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 당국이 A군(2012년 4월 장기결석 시작 당시 7세)을 찾아 나선 것은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지 3년 9개월, 토막 시신으로 냉동실에 넣어진 지 3년 2개월 만이었다. 장기결석자 전수조사를 위해 한 초등학교에 파견된 부천교육지원청 안모 장학사는 “A군 소재 파악을 위해 어머니 C씨에게 전화했는데 만나길 거부하고 회피했다. ‘2012년 가출해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기에 확인해보니 거짓말이었다”며 “14일 오전 경찰관 3명,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2명, 학교 관계자 2명 등 8명이 가정 방문을 했을 때도 C씨가 횡설수설해 더 의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이 A군 시신을 발견한 것은 아버지 B씨 지인의 인천 집에서였다. 가방에 담긴 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아내로부터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 15일 오후 아들 시신을 지인 집에 옮겼다”고 진술했다. B씨 지인은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B씨는 “아들을 죽이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살해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부검을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