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슈 팩트체크] 종합비타민, 먹어야 해? 말아야 해!

[건강이슈 팩트체크] 종합비타민, 먹어야 해? 말아야 해!

기사승인 2016-03-07 14:28:56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만약 종합비타민을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어떨까.

이러한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이 최근 발표된 비타민C 관련 연구다. ‘비타민제 먹지마라’를 외치는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는 “비타민C를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메타분석 결과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비타민C 보충제와 암예방의 관련성을 조사한 7편의 임상시험을 메타 분석한 결과, 이 같이 결론 내렸다.

연구에 따르면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 연구(총 6만2619명 대상자)를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비타민C를 복용한 군과 위약(placebo)을 복용한 군 사이에 암 발생률 혹은 암 사망률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 교수는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은 화학 구조식은 동일하지만, 입체적 구조는 다르기 때문에 음식이냐 보충제의 형태냐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 비타민C 보충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암,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바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종합비타민도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있는지 검증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타민C를 비롯한 종합비타민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이왕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비타민C가 투여량에 따라 암세포 증식 억제뿐 아니라 암세포 사멸까지 유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내기도 했다. 이왕재 교수는 “비타민C가 암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살피는 연구에서 비타민C의 적정량 투여하지 않았을 수 있다. 비타민 용량을 높이는 등의 실험 조건을 맞춘다면 암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에 비타민이 부족하면 질병이 발생하거나, 죽을 수도 있다. 또한 아이가 기형으로 태어날 위험도 있으므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시질 않는다. 종합비타민이 질병 예방 효과가 없다는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연구진이 만 65세 노인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종합비타민과 위약을 12년간 섭취하게 한 뒤 기억력 시험을 한 결과, 비타민을 먹은 실험군과 가짜약을 먹은 대조군의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존스홉킨스대 연구에서 비타민 섭취와 심장질환 예방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때 베타카로틴 섭취가 폐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다만 건강식품회사나 제약사들은 현대인들이 음식을 통해 충분한 비타민을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충제 섭취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명 박사는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건기식이 마치 혈당개선,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잘못됐다. 건기식이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만큼, 식약처도 건기식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비타민이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섣불리 결론내리기는 이르다. 하지만 비타민 연구가 좀 더 객관적 임상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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