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상대와 대립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친절한 관계’는 사방에 대인관계의 안테나를 설치하고 유리세공을 하듯 섬세하게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하며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게 만든다. 상대방과 미묘한 거리감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대인관계에 몰두하는 사이, 정작 그 관계에서 오가야 할 중요한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기 쉽다. 저자는 친절한 관계라는 억눌린 감정의 배출구가 이지메를 양산하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친절한 관계’로 맺은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타인의 행동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때문에 ‘친절한 관계’는 친밀한 인간관계가 성립되는 범위를 축소시키고 다른 인간관계로의 전환도 곤란하게 한다. 상호 간에 신경을 바짝 세운 채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대인관계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의 대부분을 가까운 주변사람들에게 다 소모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관계 유지 자체만으로 녹초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외부의 다른 관계까지 신경 쓸 여력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p.21)
‘친구지옥’은 일본의 젊은 세대가 과도하게 몰입하는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느끼는 중압감,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런 삶의 내적 실체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삶의 고뇌 그 자체로부터 젊은이들이 해방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이야말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들며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삶의 고통에 직면하면서 인간답게 살고자 고군분투하는 젊은 세대의 생생한 현장기록을 ‘친구지옥’에 담았다.
도이 다카요시 지음 / 신현정 옮김 / 새움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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