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안필드에서 리버풀이 드라마를 썼다. 2005년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리버풀 극장’이 재현된 듯, 경기는 막판까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클롭 더비에서 웃은 건 클롭이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15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도르트문트와의 8강 2차전 경기에서 4대3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둔바 있는 리버풀은 도합 5대4로 4강에 안착했다.
홈팀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으로 오리지가 최전방에 나서고, 2선엔 쿠티뉴, 피르미누, 랄라나가 자리했다. 중원은 찬과 밀너가 책임졌고 포백은 모레노, 사코, 로브렌, 클라인이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미뇰레가 꼈다.
이에 맞선 원정팀 도르트문트 또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아우바메양이 최전방에 선 가운데 로이스, 카가와, 므키타리안이 2선에서 공격을 보조했다. 카스트로와 바이글이 중원을 맡았고 슈멜쳐, 훔멜스, 소크라티스, 피스첵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는 바이덴펠러가 맡았다.
후반 11분까지만 해도 도르트문트가 경기를 압도했다. 1차전 홈에서의 무승부를 만회하기로 하듯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에 입각한 점유율 축구를 펼쳤다.
전반 4분과 8분 미키타리안과 아우바메양이 연달아 골을 터뜨렸다. 선제골은 아우바메양이 찬 슈팅을 골키퍼가 쳐낸 것을 미키타리안이 밀어 넣으며 리버풀 골망을 갈랐다.
두 번째 골도 아우바메양의 진가가 발휘됐다. 역습 상황에서 로이스의 공간패스를 받은 아우바메양이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3분 리버풀은 오리지가 골을 넣으며 추격했지만 곧장 도르트문트의 로이스가 후반 11분 세 번째 골을 성공하며 다시 달아났다.
홈에서 3대1까지 벌어진 상황, 리버풀에게 비기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했다.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무조건 승리를 따내야만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30여분의 시간 동안 3골을 넣는 것은 사실상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 기적이 일어났다. 리버풀은 후반 17분 랄라나와 피르미누를 불러들이고 앨런, 스터리지를 투입시키며 대반전의 서사시를 썼다.
후반 22분 쿠티뉴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도르트문트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 33분에는 코너킥 롱 패스를 사코가 헤더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동점이 됐지만 이대로면 리버풀은 탈락이었다. 연장시간까지 총공세를 펼쳤지만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혜성처럼 존재감을 발휘한 게 로브렌이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연계플레이로 올라온 센터링을 로브렌이 헤더로 연결하며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었다. 종료 직전 도르트문트는 근접 프리킥 찬스를 얻었지만, 골로는 연결하지 못하며 결국 경기는 4대3으로 마무리됐다. daniel@kukimedia.co.kr